KISS V (ROYLICHTENSTEINPOSTERORIGINALS. NEWYORK), 1990PRINTMAKER:UNKNOWNPUBLISHER:UNKNOWNTECHNIQUE:SCREENPRINTSIZE: 942 X 885 mm

 

눈물은 감정이 극한으로 치닫을 때, 예를 들어 너무 슬프거나 혹은 너무 기쁠 때 흘리게 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의 결과이다. '그림 속 여자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사건과 연루되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으며 대중들에게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 리히텐슈타인의 유작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행복한 눈물'과 함께 이제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게 되었다. 리히텐슈타인은 미국 팝아트 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만화책을 원재료로 사용해 벤데이 점(Benday Dot) 방식으로 대규모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미키 마우스를 좋아했던 아들을 위해 그려준 1961년 작 '이것 좀 봐 미키 Look Mickey'로 무명의 예술가였던 리히텐슈타인은 새로운 현대미술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 다음 해인 1962년 뉴욕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그의 작품은 개막도 하기 전에 영향력 있는 소장가들에게 모조리 팔렸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영화를 아우르는 예술을 탐구하며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단독 전시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 눈물의 향기》가 서울숲 아트센터에서 4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의 셀러브리티이자 아트컬렉터인 José Luis Rupérez의 컬렉션 13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Luiz Ruperez & Silvia Serrano>컬렉션이라고 불리는 본 컬렉션은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지 16개 도시에서 28개의 전시 스토리를 통해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과 만났으며, 이번 서울 전시는 컬렉션의 29번째 이야기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대표작 몇 점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품 세계의 시작점부터 마침표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그가 영감을 받는 피카소, 몬드리안, 모네, 반 고흐 등 당대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리히텐슈타인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AS I OPENED FIRE POSTER, 1966 PRINTMAKER: DRUKKERIJ LUII & CO., AMSTERDAM PUBLISHER: STEDELIJK MUSEUM,AMSTERDAM TECHNIQUE: OFFSET LITHOGRAPH (TRIPTYCH), IN RED, YELLOW, BLUE, AND BLACK, ON WHITE WOVE PAPERSIZE: PAPER: 640 X 527 mm (EACH PANEL);COMPOSITION: 610 X 497 mm (EACH PANEL)

 

 

"아빠는 저 그림만큼 잘 그리지 못할 거에요. 그렇죠?" 어느 날 리히텐슈타인의 아들이 '미키마우스'를 보고 던진 질문이 오늘날의 리히텐슈타인을 존재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미키마우스를 좋아했던 아들을 위해 만화책 그림을 그대로 캔버스에 그린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팝아트 계에서 앤디 워홀과 함께 양대 거장으로 일컬어진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선명한 검은 색 테두리와 형태를 메우고 있는 점들이다. 벤데이 점이라고 하는 이 망점은 그가 직접 드로잉하고 채색한 것이 아니라 구멍이 뚫린 판을 사용해 색점들을 만들어내는 기계적인 작업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작품에 대해 어떠한 개성의 흔적도 드러내지 않은 팝아티스트의 중립적인 냉정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며 동시에 추상표현주의와 구별되는 점이다.

 

'LOVE & WAR ; CLIMAX OF CLICHE' 진부하지만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주제이자, 리히텐슈타인을 상징할 수 있는 시리즈인 '사랑과 전쟁'. 연속된 장면으로 이어지는 만화의 한 컷만을 선택해 캔버스에 확대해 그림으로써 극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만화속 한 컷과 같은 형식과 기법을 차용하되 망점, 선과 면을 세심하게 재배치하여 통속적인 주제들이 다른 스케일로 표현됐을 때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체험할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대표작 <WHAAM!>은 두 대의 전투기가 격돌하는 순간을 그린 작품으로 만화적인 표현과 문자를 통해 긴장감을 주고 역동감을 극대화했다. 한 장면의 클라이맥스를 제시하여 갑작스럽게 작품 속 주인공 혹은 상황의 내러티브에 이입시키며, 이러한 극단적인 표현은 끊어진 맥락 속에서 인간의 삶 속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또 다른 의식의 층을 경험하게 한다.

 

 

'BRUSHSTROKE, GESTURAL MARK' 1965년에서 1966년 사이에는 넓은 붓자국을 만화 양식으로 변형시킨 대규모 붓자국 회화 연작을 제작했다. 이는 당시 뉴욕 미술계를 점령하고 있던 추상 표현주의의 표현 과잉에 대한 희화화에서 비롯되었다. 초기 아이디어는 만화 속 '미친 과학자'의 이미지에서 얻었으나 점차 붓자국 자체가 작품의 독립된 주제로 분리되었다.

'MAGNIFICENT PRESENCES' 이후에는 세잔, 마티스, 피카소, 몬드리안, 모네, 반 고흐 등의 현대 유럽 거장들의 작품과 아르데코 디자인, 고대 그리스의 신전 건축과 정물화 등에 관심을 가지며 이를 재해석하는 것으로 작업 방향을 확대했다. 역사와 민속에서 소재를 찾았던 그는 기존 예술품을 열린 재료라고 생각하며 경의를 표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확장하고 변주했다.

'EVERYDAY ART AND EVERYDAY SOCIETY' 리히텐슈타인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이던 시절 "오늘날 예술은 우리 주위에 있다"고 선언했다. 일상 속의 예술, 일상 속의 사회를 주제로 당시 사회의 정치적 사건들과 여러가지 단체와 매체를 위한 포스터 및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예술과 사회에 스며들어 있던 관습에 주목하며 리히텐슈타인만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BLONDES AND NUDES' 리히텐슈타인의 후반 작업으로 1993년 그의 뉴욕 스튜디오에서 콜라주 방식으로 작업한 누드 시리즈다. 본 시리즈는 벤데이 점을 이용한 그의 60년대 작품 스타일로 다시 돌아가 영감의 소스를 다시 오리지널 만화에서 차용했으며,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의미가 담긴 시리즈다.

TURKEY SHOPPING BAG, 1964 PRINTMAKER:BEN BIRILLO, NEW YORK PUBLISHER: BIANCHINIGALLERY, NEW YORK TECHNIQUE: SCREENPRINT,IN YELLOW AND BLACK, ON SMOOTH, WITH WOVEPAPER BAGWITH HANDLES SIZE: PAPER: 490 X 434mm; COMPOSITION: 192 X 219 mm

 

'EVERYDAY ART AND EVERYDAY SOCIETY' 주변의 사물을 매개체로 바라본 시선을 담은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Reflectionon Girl>에서 유리에 반사된 색상과 패턴으로 가려진 영역 외 부분적으로 비춰진 소녀의 모습은 빛이 반사되는 유리 뒤에서 그녀를 담기 위한 카메라의 렌즈와 동일하게 작용했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닮아있다. 'SPOTLIGHTED' 6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앤디 워홀 등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The Great American'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WORLD OF EXPLODING MASS CULTURE'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음악과 영화, 그리고 문학 전반에 걸쳐 많은 의뢰를 받았다. 프랑스 매거진 Paris Review, 영화 Joanna, 뉴욕의 Lincoln Center Film Festival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사람들에게 대중 문화에 대한 취향을 이끌어냈다.

 

포스터 이미지 제공 : 메이드인뷰 / 전시 전경 이미지 : 임정훈

전시명:《로이 리히텐슈타인展 – 눈물의 향기》展

전시 기간: 2022년 4월 3일까지

전시 장소: 한화갤러리아포레 서울숲 아트센터 G205

전시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의: 02-3446-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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